나라별로 차이가 있지만, 외국에서 한국어를 교육하는 공적인 기관은 세 곳이 있다. 외교부 산하기관인 재외동포재단이 지원하는 한글학교, 교육부가 지원하는 재외 한국교육원, 문화관광체육부에서 관여하는 세종학당이 그것이다.
세 기관은 모두 다른 목적과 배경에서 설립되어, 운영되고 있다. 한글학교는 주로 해외동포 자녀를 대상으로 한글을 가르치고 있고, 한국교육원도 해외에서 한글교육 등의 민족교육을 담당하고 있다. 세종학당은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글과 한국문화를 전파하는 일을 한다. 나라와 지역에 따라 이 중에서 한 기관도 없는 곳이 있는 반면, 세 곳이 다 있는 지역도 있다. 오사카가 세 기관이 다 존재하는 대표적인 곳이다.
한글교육을 하는 기관이 많은 것은 좋은 점도 있지만 곤란한 점도 있다. 한글을 배우려는 수요를 충족시켜 줄 수 있는 능력 면에서는 다다익선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같은 지역에 같은 일을 하는 기관이 중복되어 있으면 운영과 관리 면에서 ‘어지럼증’이 생길 수밖에 없다. 특히, 한글을 배우려는 사람의 처지에서 보면, 같은 일을 여러 기관이 경합적으로 하는 것으로 보이기 쉽다. 더욱이 재일동포가 많이 사는 오사카의 경우는 국적에 따라 수강자를 구별해 교육하는 게 어려울 뿐 아니라 의미도 없다. 그래서 ‘같은 일, 중복 기관’이란 인상이 더욱 강하게 다가온다.
오사카지역은 민족학교와 민족학급도 있어 다른 곳보다 한글교육의 기회가 많은 편이지만, 넓고 얇게 퍼져 있는 다른 지역의 동포들이 한글교육을 받는 것은 그래도 쉬운 일이 아니다. 이런 곳에 사는 동포의 한글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곳이 한글학교이다. 재일본한글학교 관서지역협의회에 따르면, 49곳의 한글학교가 민단지부 건물 등을 활용해 토요학교, 일요학교 형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교사들의 처우는 매우 어려운 편이라고 한다.
재외동포재단이 일본지역의 한글학교 교사를 대상으로 올해 처음 대규모 현지 연수회를 실시했다. 관동지역(1월27일~29일)에 이어 1월30일~31일 오사카에서 관서지역 한글학교 교사 연수회가 열렸다.
연수회를 주최한 재외동포재단의 한우성 이사장은 재일동포들이 한글을 통해 정체성을 확립할 수 있도록 교사연수와 차세대 재일동포 모국 초청 사업을 강화해 나아겠다고 말했다. 이번 일본지역 한글교사 연수회는 그런 의지의 반영이라고 말했다. 연수회에 참석한 50여명의 교사들도 이런 모임이 처음인데 매우 유익했다고 평가하며, 앞으로도 계속 지원과 관심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