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6 오사카시, 한국 정부, 코리아타운 상가회 ‘3위1체’ 형 사업

한국은 눈도 오고, 최저 기온도 영하로 떨어졌다는 소식이 들린다. 그에 비하면, 오사카는 열대지방이라고 할 만하다. 12월14일의 최고기온이 12도, 최저기온이 6도였으니까 말이다.

그러나 체감온도는 다른 것 같다. 대륙에서 몰려오는 한랭전선으로, 오사카는 최근들어 가장 추웠다. 바람도 불어 본격적인 겨울 분위기가 났다. 나도 처음으로 목도리를 두르고 출근했다.

14일 오전, 추운 날씨 속에서 조촐한 노상 행사를 했다. 오용호 단장을 비롯한 오사카 민단본부의 간부, 이쿠노구 니시지부 등 이 지역의 민단 단원들, 코리아타운 상가회 대표 등 20여명이 히가시상가 뒤편에 있는 미유키모리 제2공원에 모였다. 오사카관광국에서도 직원 한 명이 참석했다.

코리아타운의 숙원 사업의 하나인 공중화장실 공사가 12월1일부터 이곳에서 시작되었다. 거창하게 착공식을 할 정도는 아니어서, 관계자들만 모여 공사 현장을 둘러보는 것으로 대신했다. 지금은 기초공사가 끝나고, 내년 3월 말께는 완공될 예정이다. 완공 때는 그뜻에 맞게 좀 거창하게 행사를 해볼까 한다.

공중화장실은 비록 공원 한 구석에 들어설 예정이지만, 그 의미는 매우 크다. 긴 말을 하지 않아도 오사카시가 공원 부지를, 한국 정부(재외동포재단)가 돈(2억5천만원, 약 2천만엔)을 내고, 코리아타운 상가회가 관리하는 ‘3위1체’ 형 사업이라는 점이 많은 걸 설명해 주리라고 생각한다.

나는 즉석 인사를 요청받고, “이 공중화장실이 끝이 아니라, 코리아타운 발 한일우호의 시작”이라면서 “코리아타운을 일본의 대표적인 다문화공생의 상징적 장소로 가꿔나가자”고 말했다. 오용호 단장은 이곳이 재일동포 100년의 역사가 담겨 있는 유서 깊은 곳이라면서, 이곳을 기점으로 한일 우호협력을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코리아타운의 세 상가 중 유일하게 일본인으로서, 니시상가회장(겸 코리아타운 상가연합회장)을 맡고 있는 유라 히데아키씨도 전적인 동감과 협력의 뜻을 표시했다.

간단한 행사를 마치고 코리안타운 상점가를 둘러봤는데 쌀쌀한 날씨 속에서도 오전부터 제법 많은 사람들이 활기있게 오가고 있었다. 상점 주인 중에는 나를 알아보고 인사를 건네는 분도 몇몇 있었다. 나도 이제 코리안타운의 일원으로 인정받게 됐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