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0 오사카 민단과 총영사관 공동으로 ‘동포화합・감사의 모임’

오사카 시내의 단풍이 요즘 절정이다. 11월 초부터는 오사카의 중심가인 미도스지의 가로수에 일루미네이션도 시작되었다. 호텔 등의 정원에도 각종 불빛 단장으로 연말 분위기를 재촉하고 있다.

자연과 인간의 이런 노력을 아는지 모르는지, 무정하게도 코로나 제3파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11월19일 오사카부의 코로나 감염자 수는 338명으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코로나 상황을 보면 우울해지고 주위의 아름다운 자연과 치장을 보면 가슴이 뛰는 복잡한 상황 속에서, 이날 저녁 오사카 민단과 총영사관이 공동으로 주최하는 ‘2020 동포화합・감사의 모임’ 행사가 시내 호텔에서 열렸다. 코로나 감염 확대의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오사카 지역의 동포 대표 100여명이 참석했다.

이 행사는 사실상 민단을 중심으로 하는 오사카 지역 동포 지도자들이 한 해를 뒤돌아보는 송년회인 셈이다. 나의 경우 예년에는 짧은 인사말만 하면 됐는데, 올해는 특별히 강연을 해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그래서 ‘한일 우호협력 증진을 위한 동포사회의 역할’이라는 제목으로 40분 정도 얘기를 했다.

먼저 총영사관과 동포사회가 코로나 감염이라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동포사회의 중심지에 걸맞는 활동을 열심히 해왔다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민단 등 동포사회가 오사카 도구상과 관련한 주민 투표권 요구, 역사왜곡 교과서 불채택 운동 참가,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보육원 건설, 코리아타운의 현안인 공중화장실 건립 운동에 주도적으로 나선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런 활동에 만족하지 말고 동포사회가 직면한 큰 두 가지 과제, 즉 세대교체와 가치교체를 위해 동포 지도자들이 더욱 힘썼으면 한다는 희망을 피력했다. 세대교체를 위해서는 젊은이가 없다는 점을 한탄할 것이 아니라 곳곳에 숨어 있는 젊은이들이 동포사회에서 활약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어야 한다는 점, 가치교체를 위해서는 귀국지향의 1, 2세 중심의 가치에서 정주지향의 차세대에 맞는 가치를 고민하고 계발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참석한 동포들이 나의 말을 어떻게 받아들였을지 모르지만, 내가 부임 이래 동포들과 만나고 얘기하고 지켜보면서 느낀 것을 솔직하게 던져 본다는 심정으로 문제제기를 했다. 건설적인 작용과 반작용의 과정을 거치며 동포사회가 조금이라도 전진하는 자극이 되었으면, 더할 나위가 없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