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 민단 오사카본부와 한국교육원 주최 어린이 우리말 이야기・카르타대회

2월16일은 겨울인데도 오사카엔 봄비 같은 부슬비가 내렸다. 오사카부 안의 초등학교 민족학급에 다니는 한국 뿌리의 학생들이 1년간 공부한 성과를 뽐내는 ‘우리말 이야기’ 대회를 하는 날인데, 궂은 날씨가 걱정이 되었다. 그런데 대회 장소에 도착하자마자 이런 우려는 헛걱정임이 드러났다.

2월16일 동포들이 많이 사는 오사카시 이쿠노구에 있는 오사카시립 나카가와소학교 강당에서, ‘제14회 어린이 이야기・카르타대회’가 민단 오사카본부와 오사카한국교육원 주최로 열렸다. 회장에는 참가 학생, 학부모, 민족학급 강사 등 500명이 넘는 사람들로 열기가 넘쳤다.

이 대회는 오사카부 전역의 민족학급 학생들이 1년 동안 쌓은 실력을 겨루는 결산 행사이다. 행사는 1부 이야기대회와 2부 카르타대회로 나뉘어 열렸다.

처음에는 소규모로 시작된 대회가 점차 참가자가 늘면서 축제 형식의 대회로 발전했다고 한다. 개인이 우리말 실력을 겨루는 이야기 부분에는 모두 52명이 참가했는데, 지난해보다 14명이 늘었다고 한다. 전체 참가자도 매년 늘어 올해는 50명 이상 늘었다고 한다.

이야기 대회는 제시된 과제문을 발표하는 부분과 자유작문 주분으로 나뉘어 열렸다. 이야기대회에 참석한 학생 거의 전원이 한복을 곱게 차려 입고 나온 것이 이채로웠다.

과제문 부분은 다시 초급생(2~4학년) 부분과 고급생(4학년 이상)으로 나뉘어 실시되었다. 하지만 이야기대회의 하이라이트는 자유작문 부분이다. 자유작문 부분은 학년에 제한이 없이 자신이 직접 쓴 글을 발표하는 것이어서 동포 어린이의 삶을 더욱 생생하게 엿볼 수 있었다.

민족학교에 다니면서 친구를 사귀고 민족악기를 배운 것를 비롯해, 증조할머니가 한국 출신인 4세라는 사실과 “할머니는 한국인이지만 어머니는 한국과 일본의 더블”, “엄마는 재일동포이고 아빠는 일본 사람이어서 국적이 두 개”라는 쉽게 할 수 없는 얘기까지 자연스럽게 나왔다.

참가자들이 더욱 열광한 종목은 카르타대회이다. 카르타대회는 양 팀이 바닥에 펼쳐 놓은 한글 단어 카드를 심판의 소리에 따라 집어내는 경기이다. 정해진 시간에 많은 카드를 집은 팀이 이기는 방식이다. 한글 이해뿐만 아니라 순발력도 필요한 경기여서 옆에서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흥미진진하다. 마치 스포츠 경기를 보는 느낌이 든다. 누가 개발했는지 모르지만 재미있게 한글을 배우는 데 제격이라고 생각한다.

승부와 성적에 관계없이 참가한 학생들과 부모들, 그리고 선생님들이 한글로 뿌듯한 하루이었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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