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7 류코쿠대학이 보관하는 안중근 의사가 옥중에서 남긴 4점의 붓글씨

교토에 있는 류코쿠대학은 안중근 의사가 옥중에서 남긴 4점의 붓글씨를 보관하고 있다.

‘민이호학 불치하문'(배우는 것에 부지런 하고 묻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는다는 뜻) 등, 안 의사가 옥사하기 전에 남긴 3점의 붓글씨와 기타 관련 자료가, 먼저 1997년 이 학교에 기증되었다. 정토신종 혼간지파가 류코쿠대학을 운영하고 있는데, 같은 종파인 오카야마현의 조신사(浄心寺) 주지이자 이 학교 졸업생인 츠다 야스미치가 자신이 가지고 있던 것을 이 학교 도서관에 기탁했다.

이를 계기로 류코쿠대학은 2013년 4월1일 사회과학연구소 부속기관으로 안중근 동양평화연구센터(센터장, 이수임 교수)를 발족하고 안중근 의사에 관한 활발한 연구, 학술교류 활동을 하고 있다. 이에 앞서 2011년 3월에는 한국의 안중근기념관과 학술교류 협정을 맺었다. 이런 중에 2015년에 또 한 점의 붓글씨 ‘독립’이 히로시마의 원선사에서 기증되었다.

이렇게 두 차례에 걸쳐 기증된 4점의 안 의사의 붓글씨가, 류코쿠대학이 안중근 연구에 시동을 건 계기가 되었다.

11월2일 교토의 류코쿠대학 교토(響都)홀에서 제6회 한일국제학술회의가 열렸다. 2014년 한국을 시작으로 한일 양국에서 번갈아가면서 안중근 의사를 주제로 열리는 한일국제회의이다. 이번 회의의 주제는 <유럽연합과 안중근 의사의 동양평화론의 관련성>이다. 한국에서는 김황식 안중근의사회숭모회 이사장을 비롯한 관계자들이, 일본에선 동북아의 역사화해를 포함해 세계평화운동에 힘쓰고 있는 코마쓰 아키오 코마쓰전기산업 대표, 도고 가즈히코 전 네덜란드 대사 등이 주제발표와 토론자로 참여해 3일까지 이틀간 의견을 교환했다.

나도 주최 쪽의 초청을 받아 첫날 회의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는 기회를 가졌다. 인사말을 통해 한일관계가 어려운 속에서도 안중근 의사를 매개로 한 학술회의가 6년간 단절되지 않고 이뤄지고 있는 것은 매우 의미가 있으며, 이런 어려운 때이기 때문에 동양평화론을 제창한 안 의사가 더욱 주목받을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번 학술회의가 안 의사의 미완성 동양평화론을 완성해 가는 귀중한 과정이 되길 빌며, 냉랭한 한일관계에도 따뜻한 바람을 불어넣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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