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4 히라카타(枚方)시에서 열린 제37회 왕인(王仁) 박사 축제

일본의 공휴일 가운데는 천황과 관련한 날이 상당수 있다. 11월3일은 문화의 날로, 공휴일이다. 원래 메이지 천황의 생일이었던 것이 문화의 날로 바뀌었다.

매년 11월3일 오사카부 히라카타시의 전왕인묘에서 ‘제37회 왕인 박사 축제’가 열린다. 전왕인묘는 왕인묘로 증명되지는 않았지만, 왕인묘로 전해진다는 뜻이다. 이곳에서 1984년부터 내년 오사카일한친선협회 주최로 왕인 박사 축제를 열고 있다.

나는 임기 3년차이지만, 처음으로 행사에 참석했다. 다른 해는 오사카 나니와궁터의 ‘사천왕사 왔소’ 축제와 날이 겹치는 등의 이유로 참가하지 못했다. 그러나 올해는 코로나 때문에 사천왕사 왔소 축제가 취소되어 갈 수 있게 되었다.

왕인 박사 축제도 코로나의 영향으로 조촐하게 치러졌다. 히라카타시와 자매결연을 맺고 있는 왕인 박사의 탄생지역인 전남 영암군 관계자들이 오지 못했다. 행사도 순서를 대폭 줄여, 나카가와 카즈오 오사카일한친선협회장의 인사말에 이어 참석자들이 헌화하는 것으로 끝냈다. 참가자도 동포와 히라카타시 관계자를 포함해 30여명에 불과했다.

어찌 보면 초라한 행사지만, 코로나 사태에도 불구하고 한일의 인연을 되새기는 이런 행사가 코로나 재난 속에서도 중단없이 이어진다는 게 소중하다.

왕인 박사는 405년 일본에 천자문과 논어를 전달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1600년 가까운 한일의 인연에 비하면, 최근의 갈등은 한 순간의 사건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