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4 문재인 대통령과 재일동포들의 간담회 열쇠말: 화합, 미래, 자존심

6월27일 저녁 오사카성 근처에 있는 뉴오타니호텔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재일동포들의 간담회가 열렸다. 원래 6시30분부터 시작할 예정이었으나, 바로 전의 한중 정상회담이 길어지면서 7분 늦게 시작됐다.

이번 동포간담회는, 오사카가 ‘재일동포의 수도’라고 불릴 정도로 동포들이 많이 몰려사는 곳이고 무려 8년 만에 열린다는 점에서 큰 관심을 모았다. 또 정부 차원의 한일관계가 썩 좋지 않은 상황의 행사여서 동포들이 어떤 말을 하고 대통령이 무슨 메시지를 보낼지도 매우 궁금했다.

결과적으로 행사는 매우 좋은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행사 중에 참석자들이 대통령 내외를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고, 일부 참석자들이 스스럼없이 대통령 자리로 다가가 인사를 나누려고 하는 바람에 경호원들이 진땀을 빼기도 했다. 하지만 이 모든 장면이 권위주의 정권 시절에는 상상할 수 없는 ‘촛불 정권’의 특징이 아닐까,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나는 이번 간담회의 열쇠말이 ‘화합’과 ‘미래’라고 생각했다. 민단 간부 중심으로 열렸던 과거의 간담회와 달리, 이번은 각계에서 활동하는 동포들이 고루 참여해 화합의 마당이 됐다. 군사독재 시절 조작 간첩 사건으로 사형 또는 무기징역을 선고 받았던 이철 재일한국양심수동우회 대표와 서승 우석대 석좌교수가 대통령 내외와 함께 헤드테이블에 앉은 사실이 모든 걸 상징한다.

또 백두학원 건국학교의 전통예술부 학생들이 아주 인상적인 공연으로 참석자들(특히, 서울에서 온 대표단)을 감동시켰다. 간담회장 배경막의 ‘대한민국’이라는 글씨를 장식한 민족학교 및 학급 학생들이 그린 동포 초상화와 함께, 차세대 동포의 밝은 미래를 과시했다.

여기에 간담회를 지배한 또 하나의 단어를 꼽으라면 ‘자존심’이 아닐까 생각한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뿌리를 지키며 조국에 물심양면의 기여를 해온 재일동포들의 버팀목은 바로 한국 출신이라는 자존심일 것이다. 나라의 발전에 동포들이 자부심을 갖도록 노력하겠다는 문 대통령의 격려사 마지막 말은 그래서 더욱 울림이 있었다.

간담회를 준비하면서 참가하면서 느낀 소회를 <<서울신문>에 기고했다. 다음은 기고문이다.
http://naver.me/xwCTab1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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