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7 한국계 해운업체 산스타라인 창립 20주년 기념행사

8월8일 한국계 해운업체로는 최초의 일본 현지법인으로 출발한 산스타라인(회장 김현겸, 사장 노세 카즈히로)이 창립 20주년 기념행사를 했다.

20년 전 직원 5명으로 오사카의 작은 사무실에서 시작한 회사가, 지금은 오사카 본사 외에도 도쿄, 나고야, 이시카와, 시모노세키에 지점 등을 두고, 종업원 86명, 매출 약 50억원 규모의 회사로 성장했다.

이 회사는 외항화물정기선업뿐 아니라 통관업, 철도운송사업, 여행업, 버스사업 등도 하고 있다. 이 회사는 부산과 오사카를 오가는 팬스타크루즈선을 일주일에 3회 운행한다. 지난해 9월 태풍 제비로 공항이 폐쇄되었을 때는 발이 묶인 여행객 상당수를 귀국시키는 데 공헌했다.

나도 행사에 참석해 축사를 해달라는 요청을 받고, 행사장인 오사카 뉴오타니호텔에 갔다. 최근 한일관계가 일본의 수출 규제 강화로 매우 어려운 상황이어서, 행사가 잘 열릴까 하는 걱정을 하면서 갔다. 그러나 도착해 보니, 곧바로 기우임을 알 수 있었다.

행사가 시작되기 전부터 산스타라인과 관련이 있는 해운업, 제조업 등의 업계 관계자, 지방자치단체 인사 등 수백명이 회의장을 꽉 채우고 있었다.

나는 역시 정치 상황이 어려워도 땀과 이해관계로 맺어진 관계는 상상 이상으로 강하구나 하는 것을 느꼈다. 김 회장도 인사말에서 그동안 여러 어려움도 있었지만 일본 쪽 관계자들과 협력 속에서 회사가 여기까지 발전해왔다면서, 지금의 어려움도 “또한 지나가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내려오자, 많은 일본 관계자들이 줄지어 인사를 건넸다. 사업으로 맺어진 인연은 대단하다는 것을 옆에서 볼 수 있었다.

한일관계가 어려운 속에서 공개적인 장소에서 인사말을 하는 것은 가급적 피하고 싶은 일이다. 현재의 갈등 상황에 대한 언급을 아예 하지 않는 것은 너무 안이하고, 그렇다고 직설적으로 언급하는 것은 분위기에 맞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고민 끝에 축사에서 최근의 상황을 이렇게 에둘러 말하고 내려왔다.

“최근 한일 사이에는 파고가 높게 일고 있습니다. 불행하게도 정치적 갈등이 경제 분야까지 퍼지면서 어려움이 생긴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산스타라인 20년이 상징하듯이 양국은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로 이어져 있습니다.”

“지금 일고 있는 험한 파도에 기죽지 말고 더욱 도전적인 자세로 더욱 끈질긴 모습으로 험한 파도를 이겨냅시다. 당장은 많은 장애물만 있는 것 같지만 한일 사이엔 1500년 이상의 끈끈한 교류의 역사가 있고, 그동안에 ‘짧은 갈등-긴 우호’의 시간이 있었다는 것을 잊지 맙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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