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3 일한친선 교토부의회 의원연맹 총회 겸 송년회

12월 중순이 되면서 각종 송년회 행사도 끝나가고 있다.

겨울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17일 저녁, 일한친선 교토부의회 의원연맹 총회 겸 송년회에 참석하기 위해 교토에 갔다. 교토에서도 가장 화려한 동네인 기온(祇園)에 있는 불고기 식당에서 회의가 열렸다. 가는 길에, 비 내리는 어둑어둑한 밤에 길가에 매달려 있는 빨간등이 환상적인 장면을 연출하고 있었다.

오사카총영사관 관할 부현에는 거의 일한친선협회가 설립되어 있고, 오사카부와 교토부 두 곳에는 일한친선 부의회 의원연맹이 있다. 교토부의회 의원연맹은 1984년 12월 설립되었고, 부의회 의원 60명 중 37명이 참가하고 있다. 지역의 동포단체와 연계해, 코리아페스티벌 등의 행사를 지원하거나 한국 방문 등의 교류활동을 하고 있다. 정치적인 환경에 관계없이 한일친선 및 우호를 위해 노력하는 고마운 단체이다.

총회는 매년 12월에 송년회를 겸해 열리는데, 지난해는 서울에서 열린 공관장회의와 일정이 겹쳐 참석하지 못했다. 그래서 올해는 미리부터 꼭 참석해 고마움을 전하려고 마음 먹었다. 더구나 올해는 한일관계가 나빠, 이런 단체의 활동이 더욱 중요했던 터였다.

의원연맹 관계자, 동포단체 관계자, 교토부 관계자 등 60여명이 참석했는데, 나쁜 한일관계가 언제 있었느냐는 생각이 들 정도로 분위기가 화기애애했다. 정부 사이의 관계가 악화되면, 지자체와 민간관계까지 얼어붙었던 과거의 패턴과는 아주 달라진 새로운 형태의 한일관계가 형성되었다는 걸 느낀다. 옆자리의 일본 참석자들도 한일관계의 폭과 깊이가 넓고 깊어져 중앙정부의 갈등에 쉽게 흔들리지 않는 토대가 형성된 것 같다고 말했다. 동감하는 분석이다.

나는 총회의 축사에서 2천년 가까이 되는 한일관계에서 압도적으로 많았던 우호의 역사를 기억하며 서로의 차이를 지혜롭게 극복해 나간다면 내년에는 더욱 좋은 관계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내년에 열리는 도쿄올림픽에 교토 출신의 재일동포 3세 유도선수인 안창림 선수가 한국대표로 출전한다는 사실을 전하며, 2020 도쿄올림픽이 한국과 일본 시민뿐 아니라 재일동포들이 서로 어울리는 평화의 제전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자고 말했다.

참고로, 아직 재일동포 출신이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적은 없다고 한다. 이번에 안창림 선수가 금메달을 따, 도쿄올림픽에서 재일동포의 새로운 역사를 썼으면 더할 나위가 없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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