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9 오사카 민단 야오(八尾)지부 모치츠키(떡 찧기) 대회

일요일인 12월 20일 오전, 오사카부 야오시에 있는 오사카 민단 야오지부 건물 앞에서 연례행사인 모치츠키(떡 찧기) 대회가 열렸다. 올해가 14회째이다.

올해는 코로나 때문에 규모를 축소하고, 노인들에게는 참가를 자제하도록 요청했다고 한다. 그래도 재일동포와 지역 주민 등 100여명이 참석해, 제법 떠들썩한 축제 분위기를 자아냈다.

나는 이번에 처음 참석했다. 그동안에도 참석하고 싶었지만, 연말에 다른 행사와 겹치는 등의 사정으로 참석하지 못했다. 그러나 올해는 코로나 영향으로 행사들이 많이 줄어든 바람에, 기회가 생겼다.

오전 10시30분에 도착하니, 벌써 지부 건물 앞 행사장에서 젊은 청년들이 떡방아 찧기를 하고 있었다. 나도 떡메를 들고 몇 차례 떡을 찧어봤다. 생각보다 힘들었다.

이날 행사장에는 민단 지부 차원의 행사인데도 사토 아키라 오사카부 한일친선협회 이사장(중의원 의원), 다나카 세이타 전 야오시장 등 일본의 귀빈 및 지역 인사들이 많이 참석했다. 역시 이 행사가 의미가 있는 것은 동포들만의 행사가 아닌, 동포와 일본의 지역주민이 함께 어울려 즐기는 ‘지역밀착 행사’라는 점이다.

다소 쌀쌀한 날씨 속에서도, 케이팝 댄스, 부채춤, 사물놀이 팀이 사전행사를 통해 열기를 끌어올렸다. 또 여기저기서 한일 주민들이 삼삼오오 떡국과 타코야키, 야키소바, 오뎅 등 한일의 음식을 만들어 참석자들에게 날라 주었다.

나는 인사말에서 “어떤 어려움이 있다고 해서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은 제일 쉬운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코로나 대책을 잘 세운 채 행사를 이어가는 ‘야오 민단의 정신’은 다른 조직이나 사람들에게도 자극과 격려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인사말에 나선 사토 이사장, 다나카 전 시장, 오용호 단장도 이구동성으로 풀뿌리 차원의 한일 시민 협력과 우호 증진에 힘쓰는 야오 민단의 노력을 칭찬하고, 이런 노력이 정부관계의 어려움 속에서도 한일 시민 사이의 우호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나는 공식 행사가 끝난 뒤 행사장 옆 주자장에 마련된 임시 식탁에 앉아 참석자들과 떡국 등을 함께 나누어 먹었다. 행사가 끝날 때까지 있지는 못했지만, 추위 속에서 따뜻한 음식을 나누어 먹는 한일 참가자들의 모습이 유난히 아름다워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