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1 역사의 길-한일문화의 하모니 2020 in NARA

간사이 지역은 제10호 태풍이 지나간 뒤 더위가 좀 물러간 듯하다. 거의 매일 최고기온이 35도를 넘다가 2, 3도 정도밖에 떨어지지 않았는데도 시원하게 느껴진다. 우리 몸이 더위를 느끼는 정도도 절대 변화보다 상대 변화에 더욱 예민한 것 같다.

9월9일은 오랜만에 나라시에 갔다. 나라시에서 한일교류 문화행사인 ‘역사의 길-한일문화의 하모니 2020 in NARA’를 준비해온 한일 공동실행위원회 관계자들을 위로하기 위해서다.

이 행사는 올해 처음으로 나라시 헤이죠쿄(平城京) 궁터에서 9월20일 열릴 예정이었다. 이제까지는 아스카무라에서 격년으로 열려왔다. 그런데 고대부터 한일교류가 시작된 나라에서 2년마다 행사를 하는 것은 부족하니 매년 하되 한 번은 그대로 아스카무라에서 또 한 번은 헤이죠쿄에서 하자는 의견이 현지 지역사회를 중심으로 나왔다.

오사카총영사관도 좋은 아이디어라며 적극 후원하기로 했고, 현지에서도 봄부터 나라민단과 나라부인회, 나라한국상공회의소, 나라일한친협회 등 관계자가 실행위원회를 만들어 열심히 준비를 해왔다. 나라현과 나라시를 비롯한 나라현의 각 지방자치단체도 적극 후원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코로나 제2파가 발목을 잡았다. 행사 한 달여를 남긴 시점에서 나라현 감염자 수가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울며겨자 먹기로 행사 중지를 결정했다. 8일과 9일에는 나라현 전체에서 각각 1명씩밖에 감염자가 나오지 않는 등 코로나 감염 추세가 수그러들었지만, 홍보 등의 시간을 감안하면 불가피한 결정이었다.

준비를 해온 실행위 관계자들로서는 얼마나 아쉽겠는가. 그래서 이날 그동안의 노고를 위로하고 내년에 더욱 발전된 행사를 하도록 격려하기 위한 점심 식사 자리를 만들었다.

참석자들은 행사가 열리지 못해 아쉽지만, 한일 양쪽 관계자들이 함께 행사를 준비하면서 유대도 깊어졌고 어떻게 하면 더 잘할 수 있는지도 알게 되었다고 입을 모았다. 나도 함께 공동작업을 하면서 다져진 유대가 가장 튼튼한 것 같다면서, 내년 행사를 하면 총영사관도 더욱 열심히 돕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