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0 코로나 19가 가져온 새로운 생활: 원격 업무와 온라인 수업

코로나 19가 가져온 새로운 생활 중 단연 돋보이는 것은 인터넷을 통한 원격 업무가 아닐까 생각한다. 감염 방지를 위해 가급적 사람과 사람의 접촉을 피하면서 일을 해야 하는 데서 나온 풍경이다.
일본처럼 인터넷 문화가 덜 정착된 사회에서도 어쩔 수 없이 인터넷을 이용한 재택근무(일본식 표현으로는 ‘텔레워크’)를 하는 회사가 꽤 늘었다. 외교공관처럼 비밀 등 민감한 내용을 다루기 때문에 재택근무가 어려운 곳에서도 보안 조치를 취하면서 화상회의를 하기도 했다. ‘필요가 발명의 어머니’란 말이 새삼 현실감 있게 다가온다.
나도 코로나 사태 와중에서 두 번 화상회의에 참석한 적이 있다. 직접 만나서 얘기하는 것보다 불편한 점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생각보다는 훨씬 편리했다. 만났을 때 쓸데없이 들여야 하는 감정의 낭비 등을 생각하면, 오히려 좋은 면도 있는 것 같다.
한국에서는 본격적인 학교 수업을 시작하기 전에 전국의 모든 학교에서 원격수업을 시작했지만, 일본에선 일부 대학 외에는 그렇게 활발하게 원격수업이 이뤄지지 않았다. 인터넷 환경과 인터넷 문화의 차이가 반영된 결과일 것이다.
이런 속에서도 간사이지역에 있는 한국계 민족학교인 건국, 금강, 교토국제학교는 인터넷을 통한 원격수업을 실시하고 있다. 일본의 교육법에 따른 정규학교이지만, 이런 점에서는 역시 한국계 민족학교라는 속성을 피할 수 없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한국 학교의 원격수업에 자극을 받은 면도 클 것이다.
오사카총영사관은 한국계 세 민족학교의 온라인 수업이 ‘한국’이라는 것 외에 또 하나의 브랜드가 될 수 있다는 점에 착안해, 이들 학교의 온라인 수업을 적극 도울 생각이다. 이런 차원에서 5월28일 세 학교에서 온라인 수업을 주도하고 있는 선생님들을 초청해 발표와 의견교환을 하는 모임을 가졌다.
발표를 들어 보니, 인터넷 환경이 제대로 구축되지 않은 속에서 펼치는 선생님들의 고투를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다. 또 세 학교가 모두 다른 플랫폼을 쓰고 있는 게 눈에 띄었다.
건국학교는 밴드를 이용해 원격수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밴드에 학생들을 초대한 채 밴드 기능을 이용해 수업하는 방식을 소개했다. 금강학교는 일본의 채팅앱인 라인을 통해 수업을 하고 있다. 금강학교의 온라인 수업 광경은 5월8일 간사이테레비를 통해 소개되기도 했다. 교토국제학교는 유투브로 만든 학습자료를 학교 홈페이지에 올려놓는 방식을 썼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런 수업은 한국과 달리 정식 수업일수에는 포함되지 않는다고 한다.
참석한 선생들은 서로 다른 학교의 발표를 보며 활발하게 의견을 나눴다. 선생님들은 명확한 모델이 없는 상황에서 다른 학교의 방식을 보면서 많은 참고가 됐다고 말했다. 또 서로 긴밀하게 소통을 하면서 교재나 운영 방식을 공유해 나가기로 했다. 이번의 회의는 사실상 처음으로 교육 내용과 방식을 놓고 세 민족학교가 공동 협의를 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총영사관도 세 학교의 인터넷을 통한 원격교육의 활성화를 적극 도울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