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 오사카민단 29개 지부 지단장과 연쇄 간담회

3월5일부터 오사카민단 29개 지부의 지단장을 만나 현장의 목소리를 듣는 ‘지단장과 연쇄 간담회’를 실시했다. 한 사람 한 사람 따로 만나 얘기를 듣는 것이 최선이겠지만, 여러 사정을 고려해 다섯 팀으로 나누어 3월31일까지 모임을 마쳤다.

일본의 대표적인 동포단체인 민단은 중앙 민단 아래 각 도도부현 민단, 도도부현 민단 밑에 몇몇 행정 단위별로 구성된 지부가 있다. 오사카 민단 아래는 모두 29개의 지부가 있다.

이 중에서 현지 동포들과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접촉하면서 소통하는 단위가 지부이고, 지부를 이끄는 지도자가 지단장이다. 그런데 보통 총영사관에서 접하는 민단 간부들은 주로 도도부현 민단 이상의 간부들이다. 지부 단위의 간부들과 만나고 싶어도 여러 가지 행사와 일로 바쁘기 때문에 직접 얼굴을 맞대고 만날 기회를 만들기 어렵다.

이런 차에 현장의 사령관이랄 수 있는 지단장들을 직접 만나 얘기를 들어보는 기획을 마련했다. 이왕이면 새해 본격적인 행사가 시작되기 전에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 3월부터 일정을 잡았다.

간담회에서는 단원의 노령화, 세대교체의 어려움, 단원의 축소, 최근 새로 건너온 신정주자와의 관계 등 예상할 수 있는 문제들이 쏟아져 나왔다. 그러나 추상적으로 이러한 문제들이 있다는 걸 아는 것과,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통해 문제를 접하는 것은 매우 다르다는 것을 새삼 확인했다.

또 몇몇 지부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노인복지 사업, 보육원 운영 등의 창조적인 활동을 통해 활기를 유지하고 있었다. 동포사회뿐만 아니라 현지 일본 주민들과도 좋은 유대를 맺으며 튼튼하게 활동하는 곳도 있었다. 어려운 여건이지만, 활동적인 한두 사람의 노력이 지부의 활력을 불러온 얘기를 들을 땐 가슴이 찡했다.

지단장들도 모처럼만에 총영사관 식구들과 얼굴을 보고 대화하는 자리가 마련된 때문인지, 즐거워했다. 그리고 정부가 더욱 적극적으로 민단을 지원해 주길 요청했다. 일부는 시대가 변하면서 들어주기 힘든 것도 있었지만, 그마저도 조국에 대한 재일동포들의 남다른 애정 때문이리라고 느꼈다.

민단이 다른 나라의 동포단체와 다른 것은, 외형적으로는 지부 차원까지 대부분 자체 회관을 가지고 있다는 것, 거의 모든 지부가 한글학교를 운영하고 있다는 것이 아닐까 한다. 그러나 더욱 유별난 것은 일본사회의 차별과 냉대 속에서 살아온 때문에 어느 나라 동포보다 조국에 대한 애정이 절절하다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현장이 모든 문제에 답을 줄 수는 없지만, 현장이 아니면 찾기 어려운 답은 분명히 있다는 걸 확인한 자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