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15일 토요일, 교토국제학원 교토국제고등학교 2019학년도 졸업식이 열렸다. 오사카총영사관 관할 안에 있는 3개의 민족학교 중 마지막 졸업식이다.
한국에서는 ‘신형 코르나 바이러스’ 문제로 각종 행사가 취소 또는 연기되고 있지만, 일본에서는 요즘 경로가 확인되지 않은 감염자가 나오는 등 상황이 심각해 보이는데도 그런 움직임이 없다. 대응이 안이한 것인지 대범한 것인지 무모한 것인지, 잘 모르겠다.
어쨌든 민족학교 졸업식 가운데 특히 고등학교 졸업식은 사회인으로 출발이라는 의미가 있기 때문에 가급적 참석한다는 원칙을 세워두고 있다. 15일 졸업식도 이런 원칙에 따라 코르나 바이러스 감염자 확산이라는 부담을 뚫고 참석했다. 이로써 1월31일(금) 열린 백두학원 건국고등학교 졸업식을 시작으로, 2월1일(토)의 금강학원 금강고등학교 졸업식을 포함해 오사카총영사관 관할 안에 있는 세 민족학교 졸업식 순례를 마쳤다.
세 학교 중에는 건국고교가 70회 졸업식으로 역사가 가장 깊다. 올해 졸업생 43명을 포함해 이제까지 누적 졸업생이 4867명이 되었다. 다음은 금강고교가 58회로 20명(누적 1397명)이 졸업했다. 교토국제고교는 55회로 올해 41명이 졸업했다.
졸업식에 가보면, 같은 민족학교이지만 조금씩 다른 특성이 있다. 건국고교 졸업식은 남성적인 분위기가 물씬 느껴진다. 세 학교 모두 강당에서 식을 하지만, 건국학교만 단 아래에서 행사가 이뤄진다. 형식면에서는 가장 민주적이다. 이날 졸업식에서는 이 학교 전통예술부에 대한 정부의 전통 악기 전달식도 있었다. 이 학교 전통예술부는 지난해 6월 문재인 대통령의 동포간담회 등 지역 안의 각종 행사 때마다 박력만점의 한국 전통놀이 공연을 통해 한국의 미를 과시하고 있다.
금강고교는 학생 수가 적어서인지 가족 같은 느낌을 준다. 졸업식을 하면서 눈물을 흘리는 학생들이 가장 많다. 선후배 사이의 거리도 가장 가까워 보인다.
교토국제고교는 한국 학생보다 일본인 학생이 2배 이상 많은데도 행사가 거의 한국말로 진행된다. 다른 두 학교보다 더욱 두드러진다. 이날 졸업식 마지막에는 졸업생을 포함해 학생 전원이 행사장 앞에 나가 졸업가와 교가를 제창하는 감동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 졸업가는 일본어, 교가는 한국말로 불렀는데 이 과정에서 학생과 내빈들이 눈물을 훔치기도 헀다.
세 학교는 모두 최근 제3의 한류 바람의 영향을 받아 학생 수가 늘고 있다. 특히 고교생의 증가가 눈에 띈다. 그러나 전반적인 인구 감소 때문에 중학생은 정체 또는 감소 경향에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