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은 송년회의 시기이기도 하지만, 포상의 시기이기도 하다. 정부가 각 부문에서 훌륭한 업적을 이룬 사람들에게 포상을 하고, 이를 받아 전하는 행사가 시기적으로 연말에 몰리게 된다.
오사카총영사관은 10월29일 재외동포 유공 국민훈장 전수식을 한 데 이어, 12월5일엔 2019 교육발전 유공자 포상 전수식을 했다.
포상 대상자는 오사카 지역에서 2명으로 모두 민족교육을 위해 힘써온 분들이다. 국민훈장 동백장을 받은 김안일 교토국제학원 부이사장과 국무총리 표창을 받은 후세중학교 야간학급 강사 김덕미 선생님이 주인공이다.
김 이사장은 교토국제학원이 지금 야구 명문고로 성장하는 데 초석을 놓았다. 교토 유일의 한국계 민족학교인 교토국제학원의 학생 수가 100명 이하로 떨어져 존폐의 위기에 몰리면서 어떻게 하면 학교를 살릴까 고민하던 중 야구부 창단을 주도했다.
계기는 1999년 한 신문 기사였다고 한다. ‘학교 살리기’ 고민을 하던 중 와카야마현의 히타카고교 나카츠분교 야구부가 분교로서 최초로 고시엔대회에 출전하면서 학생 수 감소가 멈추고 학생이 늘어나면서 활기를 찾았다는 기사를 우연히 봤다. 그리고 “바로 이거다”라는 생각을 하고 야구부 창단을 추진했다.
이런 생각이 실제로 맞아떨어졌다. 이 학교 야구부가 교토부에서 고시엔 출전을 다툴 정도로 야구 명문고로 성장하면서 학생 수도 늘고 학교에 대한 평가도 달라지고 있다. 한때 중고생 합쳐 100명 이하로 떨어졌던 학생 수는 지금 150명이 넘는 수준이 되었다. 김 부이사장은 도로공사를 주로 하는 건설사를 운영하는데, 운동장 정비를 비롯한 학교의 교육환경 개선에도 많은 공헌을 하고 있다.
김덕미 선생님은 30대 중반의 나이인 1989년 민족강사로 출발해 지금까지 오사카 지역의 동포가 많은 학교를 돌며, 한국의 혼을 불어넣는 민족교육에 30년 동안 헌신을 하고 있다.
첫 부임한 일본의 공립 초등학교에서 차별받는 동포 학생들을 위한 민족학급을 만들면서 민족교육과 인연을 맺었다. 동포 학생들이 일본학생들에게 이지메를 당하고 기가 죽어지내는 것을 보고, 이들에게 힘을 주기 위해 학생들을 보고 항상 웃고 학생들이 소리를 듣고 힘을 받도록 교실문을 열고 장구를 치자고 다짐했다고 한다. 한국말과 장구 실력을 키우려고 어려운 생활 속에서도 자비로 한국에 건너와 1년 정도 학원을 다니기도 했다고 한다.
지금은 동포들이 많이 사는 히가시오사카의 후세중학교 야간학급에서 사회를 가르치고 있다. 최근엔 첫 학교 민족학급에서 가르쳤던 학생의 자녀가 그 학교 민족학급에 다니고 있다는 연락을 받고 감개무량에 빠진 적도 있다고 한다.
김 선생님은 지난 6월말 문재인 대통령과 동포간담회 때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는 모습이 사진에 포착되어 유명해지기도 했다. 그때 문 대통령이 민족교육을 평가해주는 말을 하고, 동시에 돌아가신 어머니 생각이 떠올라 자신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고 한다.
두 분의 얘기를 들으니, 이들이 받은 상의 무게가 업적에 비해 너무 가볍다는 생각이 들었다. 해가 갈수록 동포 수가 줄어들면서 민족교육이 위기에 처해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지만, 이런 많은 분들의 노력으로 재일동포들의 민족교육은 오늘도 어려운 속에서도 유지, 발전하고 있다. 그 노고에 감사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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