ぬ오사카의 이쿠노구 코리아타운의 떡집에서 시작해, 일본에서 내로라 하는 식품기업으로 성공한 기업이 도쿠야마물산이다.
제주 출신의 재일동포 1세 홍여표씨(작고)가 동포들을 대상으로 떡을 만들어 파는 가게로 시작한 사업이 냉면과 떢복기 떡 등 각종 한국 식자재를 일본 안의 도소매상에게 공급하는 식품회사로 성장했다. 한국의 풀무원 등에 기술을 제공하거나 협력 사업을 하기도 했다.
이 회사의 큰 아들 홍성익씨는 유명한 화가이자 사업가였다. 아버지의 뜻을 이어받아 코리아타운의 활성화에 힘을 기울이기도 했다. 그런데 병마 때문에 오랜 동안 미술 및 사업 현장에서 떨어져 있었다.
그가 11월21일 코리아타운 안에 자신의 집에서 경영하는 ‘반가 식공방’에서 자전적 성격의 책 <도야, 도야, 도야, 그림의 길 식의 길 분투기> 출판기념회를 열었다. 코리아타운의 재일 동포 지인들, 일본의 지인들, 그림을 통해 인연을 맺은 한일 지인들을 포함해 수백명이 참석했다.
나도 참석했다. 단지 출판기념회가 아니라, 코리아타운을 활성화하기 위한 복귀 무대의 의미가 있기 때문에 힘을 보태고 싶었다. 지난 6월 말 오사카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재일동포 간담회에서 그는 동포 대표로 나서, 정부가 재일동포의 역사와 문화, 생활이 깊게 배어 있는 코리아타운을 활성화하는 데 관심을 가져줄 것을 건의한 바 있다.
이런 점에서 이날의 기념회는 그런 흐름의 연장선 위에 있음이 틀림없다. 이에 앞서 최근에는 코리아타운 안의 세 상가회 중 하나인 중앙상가회 회장으로 복귀했다. 아버지에 이어 코리아타운의 발전, 활성화에 관심이 큰 그의 복귀가 앞으로 코리아타운 활성화에 큰 활력이 되길 바란다.
지금 코리아타운에는 한일관계가 썩 좋지 않은 가운데서도 하루 1~2만명의 일본 젊은이들이 몰려와 한국을 가지 않고도 한국의 맛과 멋을 즐기고 있다.
그는 코리아타운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는 단지 상점가의 활성화뿐 아니라 식민지 시대부터 일본 유일의 재일동포 밀집거주지라는 역사와 문화를 감안한 마을 만들기가 중요함을 강조하고 있다. 나도 전적으로 공감하는 주장이다.
이날 서울에서 지인 대표로 특별히 참석한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에 따르면, 한 번 은퇴한 화가가 20년 만에 다시 활동을 시작하는 것은 세계에서 유례가 없는 일이라고 한다. 아울러 그의 화가로서의 화려한 부활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