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6 아깝다 너무 아쉽다 집으로 돌아오는 발길이 떨어지지 않을 정도였다

아깝다. 너무 아쉽다. 집으로 돌아오는 발길이 떨어지지 않을 정도였다.

오사카총영사관 관할 안에 있는 3개의 민족학교 중의 하나인 교토국제학교가 고시엔 진출 바로 일보 직전에 꿈을 이루지 못했다.

28일 오전 교토시 와카사스타디움에서 열린 제101회 일본고교야구선수권대회(일명, 고시엔대회) 교토대회 결승전에서 교토국제학교가 리츠메이칸우지고교와 만나 접전 끝에 2-3으로 아깝게 졌다. 그것도 7회까지 2-0으로 이기다 8회에 2-2 동점을 허용한 뒤, 9회말에 한 점을 내주는 ‘굿바이 패배’를 당했다. 1회와 2회 1점씩을 낸 뒤 줄곧 리드하다가 역전패를 한 것이어서 선수뿐 아니라 응원 온 학생, 교사, 동포들이 너무 아쉬워했다.

원래 고시엔 출전권이 걸린 교토대회 결승전은 27일 오후 1시에 열릴 예정이었으나 제6호 태풍(나리)의 영향으로 하루 연기되어, 28일 오전 10시에 열렸다. 27일 응원을 위해 집을 나서던 중에 연기 통보가 오는 바람에 발길을 돌렸었다. 그리고 28일 만사를 제켜놓고 교육 담당 영사와 함께 다시 응원을 하러 아침에 집을 나섰다. 운동장에 도착하니 학교 관계자뿐 아니라 지역에 사는 동포들이 응원석을 꽉 채운 채 열렬하게 응원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종합적인 힘이 미치지 못했다. 교토국제학교가 고시엔에 나갔다면, 재일동포 역사에 새로운 역사를 썼을 터인데, 그것이 못내 아쉽다. 이제까지 고시엔대회엔 일본고교에 다니는 재일동포 선수들이 출전한 적은 있으나 민족학교 팀이 나간 적은 없다. 또 최근 한일관계가 좋지 않아 동포들도 걱정이 많은데, 이런 스트레스를 날려줄 좋은 기회를 눈앞에서 놓친 감도 든다.

1947년 재일동포들이 민족교육을 위해 세운 교토국제학원은 2003년 일본정부로부터 고교과정 1조교로 인가를 받았다. 현재 중고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일본의 교육과정에 따른 교육 외에 한국어, 한국문화와 역사를 가르치고 있다. 한국 국적, 일본 국적 학생들이 함께 다니고 있는데, 교가는 학교 설립 때 만든 한국말 교가를 그대로 부른다. 고시엔 경기에서 이긴 학교의 교가를, 고시엔 경기 전체를 생중계하는 <NHK>가 경기가 끝난 뒤 내보내는데 그런 ‘역사적인’ 기회도 다음으로 미루게 되었다.

그래도 실망은 하지 않는다. 교토대회에 출전한 77개 학교 중 준우승을 한 것도 대단하다. 교토국제학교는 올해 춘계 교토대회에서 이미 우승한 경력도 있다. 다른 학교보다 역사도 짧고 인원도 택없이 적은 열악한 상황에서 거둔 성과라 더욱 값지다. 구름이 잦으면 비가 오는 법, 이런 꾸준한 성적이라면 다음엔 고시엔 땅을 밟을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이번의 아깝고 분한 패배가 더욱 큰 성장의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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