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7 한국과 인연이 깊은 학교법인 치벤학원(智辯學園)

나라현과 와카야마현에 초중고교를 두고 있는 학교법인 치벤학원은 한국과 인연이 매우 깊다. 이 학원의 고교생들은 1975년부터 한일관계의 부침에 관계없이 한국에 수학여행을 하고 있다.

2017년부터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 등 한반도 안전에 관한 학부모들의 우려도 있고 해서, 희망자를 대상으로 하는 연수여행으로 바꿨다. 첫해는 20명대, 2018년은 40대, 올해(7월 예정)는 희망자가 70명대로 늘었다고, 이 학원의 후지타 기요시 이사장은 말했다. 연수여행을 다녀온 학생들이 한국여행의 감동을 후배들에게 전해주어 희망자가 급격하게 늘었다고 한다.

벚꽃이 절정기를 맞고 있는 4월9일, 치벤학원의 이사장실이 있는 와카야마 치벤학원을 방문했다. 한국과 인연를 생각하면 진작 찾아 갔어야 했는데, 좀 늦었다. 그래도 부임 1년 안에 찾아가 다소 위안이 되었다. 와카야마 치벤학원은 카이난이라는 곳의 언덕에 학교가 있는데, 언덕길에 핀 벚꽃이 아름다웠다. 이곳 학원에는 초중고 포함해 1400명의 학생이 다니고 있다고 한다.

치벤학원이 한국 수학여행을 하게 된 것은 이 학원의 설립자인 후지타 데루기요 전 이사장(후지타 기요시 현 이사장의 아버지)이 일본문화의 원류가 한국이라는 것, 일본의 한국 식민지배에 사죄한다는 것을 학생들에게 가르친다는 뜻에서 시작했다고 한다. 특히 데루기요 전 이사장은 40주년 수학여행 때는 중병임에도 불구하고 산소 호흡기를 단 채 학생들과 함께 수학여행을 따라갔다고 한다. 그리고 수학여행에서 돌아와 그해 숨졌다고 한다.

기요시 이사장은 한일 사이에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정치는 정치, 교류는 교류”라면서, 학생들이 한국에 다녀오면 많이 배운다고 말했다. 또 이전의 대규모 수학여행과 달리 소규모의 연수여행을 하면서 학생들이 더욱 밀도 있게 한국문화를 접할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특히, 홈스테이 하루는 단순 여행 열흘의 효과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치벤학원은 고교야구의 강자로도 유명하다. 봄, 여름을 합쳐 고시엔대회에서 3회 우승을 했다. 야구 명문으로 알려져 전국에서 학생들이 쇄도하지만, 와카야마현이 와카야마를 위해 유치한 학교이기 때문에 한 학년 10명의 야구선수 중 타 지방의 학생은 2명으로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다고 한다. 이것만 봐도 자신의 존재이유를 잘 아는 학교라는 걸 알 수 있다.

이사장실에는 치벤학원 야구 응원가에 반해 2018년부터 치벤학원과 인연을 맺게 된 스즈키 이치로 선수가 선물한 배트와 장갑 등이 소중하게 전시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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