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18일(화)은 일본 대학 가운데 연속성으로 볼 때 가장 오래된 대학인, 교토의 류코쿠대학을 방문했다. 참고로 연속성과 관계없이 가장 오래된 대학은 홍법대사 구카이가 만든 슈게이슈치인(828년)에 뿌리를 둔 교토의 슈치인대학이다.
류코쿠대학은 현재 후카쿠사, 오미야캠퍼스(이상 교토), 세타캠퍼스(시가현) 3개 캠퍼스에 문학, 법학, 경제, 농학 등 9개 학부를 거느린 큰 규모의 불교계 대학이다. 처음엔 1639년 정토진종 혼간지파의 본산인 니시혼간지의 승려 양성기관으로 시작했다. 쉽게 말해, 한국의 동국대를 연상하면 된다.
이 대학은 한국과 관련한 자료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안중근 의사의 유품인 글씨와 사진 등 88점을 소유하고 있다. 이 유품들은 2009년 안 의사 의거 100주년을 맞아, 서울에서 열린 안중근의사기념관의 특별전시회에 대여된 바 있다. 조선시대에 제작한 동양 최고의 세계지도인 혼리강역대국도지도 모사본(원본은 부재)도 이 학교 도서관이 소장하고 있다.
또 니시혼간지의 문주였던 오타니 고즈이가 1900년대 초반 탐험대(오타니 탐험대)를 이끌며 실크로드에서 많은 불교 유물을 수집했다. 이들 유물은 2차대전 종전과 함께 한국 국립중앙박물관, 중국 여순박물관, 류코쿠대학 및 도쿄대 등 3국에 나뉘어져 있다.
불교미술 전공으로 2005년 아프간 불교유적학술대 대장도 맡았던 이리사와 다카시 학장은, 한중일 세 나라에 흩어져 있는 오타니 탐험대 유물을 한데 모아 전시했으면 좋겠다는 의욕을 강하게 나타냈다. 그리고 불교와 관련이 있는 한국과 일본 등의 나라들이 연구 네트워크를 형성해, 공동의 불교 연구를 하고 싶다는 뜻도 밝혔다. 이를 통해 지역의 연대를 다짐으로써 유엔이 제시한 지속가능 발전 목표(SDGs)를 민간이 앞장서 실행 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 덧붙였다. 그의 양복 깃엔 지속가능 발전 목표를 상징하는 뱃지가 달려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