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한일 관광’의 역사, 한일 인적 교류사에서 획기적인 해가 될 것이 분명하다. 1965년 국교 정상화 당시 양국을 왕래한 사람의 숫자가 1만명 정도에 불과했다는데, 올해는 1000만명이 넘을 것이 확실시된다.
2017년에는 945만명이 왕래를 했다. 일본에 간 한국 사람이 714만명, 한국에 온 일본인은 231만명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양쪽 모두 상대국 방문자가 늘고 있고, 일본의 증가율이 더 높다고 한다.
양국의 인적 교류가 느는 데는 가깝고 싸고 짧게 다녀올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올해의 증가는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을 통한 한반도 평화 분위기 조성, 아베 신조 총리와 문재인 대통령의 상호 방문 등 정상급 교류 재개 효과가 크다고 생각된다.
두 나라 사이에 1년에 1000만명이나 오간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다. 아마도 바다 건너 있는 나라 사이엔 유례가 없는 일일 것이다. 그러나 한일 인적 교류에는 두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 하나는 두 나라 사이에 불균형이 심하다는 것, 둘은 질보다 양의 교류에 치중되어 있다는 것이다.
부임 전부터 이런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던 김에 한국관광공사 오사카지사, 오사카문화원과 함께, 올해 안에 ‘한일 인적 교류 1천만명 시대의 과제’로 심포지움을 열어 보기로 했다. 그것도 순전히 관광 전문가의 눈으로만 보는 심포지움을 개최해 과거의 교류를 회고해 보고, 어떻게 균형 있고 지속가능한 질 높은 교류가 이뤄질 수 있는지를 모색해 보자는 목적에서다.
그날이 바로 9월7일이었다. 오사카를 휩쓸고 간 태풍 피해가 아직도 가시지 않은 시점이어서 아쉽게도 사전에 참석하기로 약속한 사람들이 다수 불참했다. 그러나 일본 쪽 발표자 3명의 발표 내용은 애초 의도에 맞는 훌륭한 내용이었다. 한국이 일본 관광객을 많이 유치하려면, 서울 부산 제주의 3극 집중체제에서 벗어나야 하고, 한국에 흥미가 많은 20-30대에 주목해야 하고, 체험형 상품개발에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또 3대가 한꺼번에 여행할 수 있는 여행 상품 개발이 필요하다는 제언도 나왔다. 모두 고개가 끄덕여지는 내용이었다.
나는 축사를 통해 “한일 인적 교류 1천만 시대를 맞아, 이번 심포지움이 두 나라 관계를 ‘양에서 질로’ 바꾸는 전환점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나온 얘기 대로 실천하면, 그럴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