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6일)부터 수요일(9일)까지 휴가를 다녀왔습니다.
휴가를 다녀오니 최고기온이 37, 8도를 오르내리던 날씨가 33도로 고개를 살짝 숙였습니다. 휴가 중 더운 날씨 때문에 바깥 나들이는 거의 못했지만 그야말로 피서를 했으니 휴가는 제대로 한 셈입니다. 망외로, 읽고 싶던 이런저런 책과 잡지까지 두루 독파하는 여유도 맛 보았습니다.
특히, 8월호 잡지에는 북미 정상회담과 관련한 특집이 충실하게 실려 있어 좋은 공부가 됐습니다. 잡지 천국이라고 할 수 있는 일본에는 말도 안 되는 내용을 장사 속으로 써갈기는 선정성 잡지도 많지만, 휘발성이 강한 신문, 방송에서는 볼 수 없는 좋은 내용의 글이 담긴 수준 있는 잡지도 있습니다. 개인적으론 진보성향의 <세계>, 중도보수의 <중앙공론>, 보수성향의 <문예춘추>가 그런 잡지라고 생각합니다.
세카이에는 이종원 와세다대 교수와 히라이 히사시 전 교도통신 서울 특파원의 대담이, 문예춘추에는 사토 마사루 전 외무성 주임분석관과 다나카 히토시 전 외무성 심읙관의 기고가 실렸습니다. 중앙공론에도 사토 전 분석관의 글이 실렸습니다. 모든 글들이 지금 일본 사회에서 표면적으로 횡행하고 있는 남북 및 북미회담에 대한 부정적 평가와 달리, 회담의 역사적인 의미를 짚으며 일본도 이런 흐름에 주도적으로 참여해야 한다는 논지가 주였습니다. 납치 문제도 입구론이 아닌 출구 내지 병행론을 촉구하고 있었습니다. 아마 특정 독자만 보는 잡지의 성격을 반영한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흥미 있었던 글은 문예춘추에 실린 <AP통신>의 E. 탈마지 평양지국장의 르포 ‘미국인 기자의 평양 현지 레포트>였습니다. 6.12 북미 정상회담 전후의 분위기와, 북한의 시장화, 김정은 위원장의 경제 중시정책을 취재해 썼는데, 다른 데서는 보지 못한 북한의 생생한 모습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기고를 받을 수 있을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