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8일), 닷새만에 맑은 오사카 하늘을 봤습니다. 하늘에 구멍이 뚫린 듯 하염없이 쏟아져 내리는 비와 먹구름에 짓눌려 있던 마음도 모처럼만에 활짝 개는 느낌입니다. 역시 인간의 삶은 날씨에 가장 많은 영향을 받는 걸 느낍니다.
어제는 큰비가 오는 가운데서도, 오사카문화원 주최 ‘한복진 궁중요리 연구가 초청 한국궁중요리 세미나’가 오사카 교세라돔 부근 허그뮤지엄 허그홀에서 열렸습니다. 폭우 때문에 예약한 사람이 취소를 많이해 회장이 텅 빌까 걱정했는데 멀리 나고야에서까지 손님이 오는 등, 기우였슴이 드러났습니다. 케이팝에 버금가는 한국음식에 관한 인기를 실감했습니다.
원래 일본 사람들은 회장에 와서도 조용히 앉아서 질서정연하게 지켜보는 게 보통인데, 이날은 좀 달랐습니다. 한복진씨가 만들어 진열해 놓은 음식을 한두 사람이 나와 사진을 찍자, 시간이 지나면서 행렬이 되었습니다. 또 이 음식은 원래 시식용이 아니었는데 시식을 하게 하자, 더 많은 사람들이 몰려나와 장터 같은 분위기가 됐습니다.
“빨간 신호등도 함께 건너면 무섭지 않다”는 비토 다케시의 일본 사람에 관한 성격 진단이 떠오르기도 했지만, 그보다도 한국 음식의 뜨거운 인기가 자랑스러웠습니다.
문화원 직원들은 성격상 토요일에 일을 많이 할 수밖에 없는데, 휴일 반납을 밥 먹듯이 하면서 열심히 준비한 이들의 노력이 크다고 봅니다. 저도 시작부터 끝까지 2시간 이상 머물며, 강의도 듣고 시식도 하고 사진도 찍고 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