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6월29일) 저녁은 오사카부 공립학교에서, 한국 뿌리를 가지고 있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우리 것’을 가르치는 민족학급 강사들을 만났다.
행사 제목은 거창하게 ‘총영사와 민족강사들과의 대화’라고 되어 있으나, 실은 어려운 환경 속에서 힘들게 일하고 있는 민족강사들과 밥 한끼 나누자는 생각으로 만든 자리이다. 내가 그들과 자리를 함께하고 밥을 같이 먹는 것이 힘이 된다면 좋겠다는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사실 나는 다른 사람과 밥을 같이 먹는다는 의미를 잘 몰랐는데, 최근 부임 인사를 하면서 만난 야마기와 주이치 교토대 총장으로부터 받은 책을 읽고, 같이 밥먹기의 중요성을 새삼 깨달은 바 있다. 고릴라 연구의 일인자인 야마기와 총장에 따르면, 같이 밥을 먹는 것은 밥을 함께 먹는 사람끼리의 ‘평화의 선언’ 같은 것이다. 그는 1992년 일본의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가 방북했을 때 김정일 위원장과 악수는 했지만 같이 식사를 하지 않은 사실을 지적하면서, 만약 그때 같이 두 사람이 식사를 같이 했으면 두 나라는 완전히 화해하지 않았을까라고 말했다.
나도 뒤돌아 보면, 밥을 먹은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먹고 싶은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사이에 큰 차이가 있음을 느낀다.
역시 같이 밥을 먹고 대화를 하는 것은 서로 이해하고 서로 힘을 주는 출발점이라는 것을, 이번 경우를 통해 다시금 확인했다.
또한 같이 밥 먹기와 버금가는 중요한 일은 현장주의가 아닐까 생각한다. 2시간반 정도 이들과 함께 있으면서 내가 머리로만 알던 민족교육의 실상을, 중요성을 생생하게 알 수 있었다. 책상에서는 1년이 가도 알 수 없는 것을, 현장은 몇 시간 안에 알려주기도 하는 것 같다.
점점 쇠퇴, 왜소화하는 재일동포 사회를 부활시킬 막중한 책임을 진 민족강사 여러분, 우리의 작은 소찬이, 몇 시간의 동석이 큰 힘으로 전화하길 빕니다.